
재택근무를 시작하면 큰 책상부터 알아보게 된다. 그런데 몇 달 지나 보면 책상 크기보다 책상이 놓인 자리가 하루의 피로를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좁은 책상이라도 자리가 맞으면 오래 일할 수 있고, 넓은 책상도 자리가 틀리면 자꾸 소파로 옮겨 가게 된다.
창을 옆에 두기
창을 정면에 두면 화면과 바깥의 밝기 차이로 눈이 쉽게 피로하고, 창을 등지면 화면에 빛이 반사된다. 창을 왼쪽이나 오른쪽에 두는 것이 가장 편하다. 오후 햇빛이 강한 서향 창이라면 얇은 블라인드 하나로 충분히 조절된다.
문과 동선에서 떨어지기
거실 한가운데나 현관 가까이는 가족의 움직임이 계속 시야에 들어와 집중이 끊긴다. 벽 쪽이나 방 구석, 문에서 대각선으로 먼 자리가 좋다. 화상회의가 잦다면 등 뒤에 무엇이 보이는지도 그 자리에서 미리 확인한다.
콘센트와 공유기
노트북, 모니터, 조명, 충전기까지 콘센트가 네 개는 필요하다. 멀티탭을 바닥에 늘어놓으면 발에 걸리고 청소가 어려우니 책상 아래에 고정한다. 공유기와 멀리 떨어진 방이라면 화상회의가 끊길 수 있어 유선 연결이나 중계기를 생각해 둔다.
일과 쉼의 경계
침대가 보이는 자리는 피한다. 눈에 들어오는 것만으로 집중이 흐트러지고, 반대로 쉴 때는 책상이 보여 마음이 안 놓인다. 원룸이라면 책장이나 파티션으로 시선만 가려도 효과가 있다.
자리를 정한 뒤 책상 고르기
자리가 정해지면 필요한 책상 크기가 저절로 나온다. 노트북 하나에 모니터 하나면 폭 백이십 센티미터에 깊이 육십 센티미터면 충분하다. 깊이가 얕으면 모니터와 눈 사이가 너무 가까워지니 깊이를 먼저 본다. 높이는 칠십 센티미터 안팎이 일반적이고, 키가 크거나 작으면 의자로 맞춘다.
책상 위에는 지금 하는 일에 필요한 것만 둔다. 서랍이나 선반 하나를 옆에 두어 나머지를 치우면 좁은 책상도 넓게 쓸 수 있다.
자리를 정했다면 그 자리에서 사흘만 일해 본다. 가구를 사기 전에 임시 책상이나 식탁으로 시험하는 것이다. 빛, 소음, 동선이 실제로 어떤지는 하루를 보내 봐야 안다. 사흘 뒤에도 그 자리가 편하면 그때 책상을 주문한다.
자리 정하기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가장 넓은 곳을 고르는 것이다. 거실 가운데는 넓지만 가족 동선의 한복판이고, 창가는 밝지만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다. 조금 좁아도 벽 두 면이 만나는 구석이 집중에는 가장 좋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이 적을수록 화면에 오래 머문다. 넓이는 책상이 해결하고, 집중은 자리가 해결한다.
자리를 먼저 정하고 그 자리에 맞는 크기의 책상을 고르면 된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의자와 모니터 높이를 다루겠다.